디지털오션(DOCN)이 1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이날 13% 넘게 하락하며 약세 마감했다. 이 같은 급락은 다음 분기에 대한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지털오션은 향후 매출과 수익 전망치를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제시해, 성장 모멘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디지털오션은 2012년 설립 이후 개발자 대상 저비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출발했으며, 현재는 17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이후 데이터베이스 관리 서비스 등 고급 기능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억 1,100만 달러(약 30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으며, 이는 시장 기대치를 약 200만 달러 웃도는 실적이었다. 주요 성장 동력은 인공지능(AI) 개발자 수요 확대와 대형 고객층의 지출 증가였다.
특히 AI 관련 연간 반복 매출이 160% 이상 급증한 점이 주목된다. 디지털오션에 따르면 현재 AI 에이전트 8,000개 이상이 자사 플랫폼에서 운영 중이며, 이를 사용하는 고객은 약 5,000곳에 달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분기에는 엔비디아의 H200 GPU가 탑재된 베어메탈 서버를 인프라에 도입하고, 이어 AMD의 MI300X GPU 기반 인스턴스도 새롭게 제공을 시작했다.
대형 고객 매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연간 지출이 10만 달러 이상인 기업 수는 전년 대비 27% 늘었으며, 이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수준까지 확대됐다. 1,000 노드까지 확장 가능한 쿠버네티스 서비스(DOKS)와 데이터 저장 한도를 늘린 데이터베이스 환경 등을 중심으로 기업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한 결과다.
패디 스리니바산(Paddy Srinivasan) CEO는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을 타깃으로 한 제품 혁신과 시장 침투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하며, 해당 범주의 고객군에서만 4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비GAAP 영업이익은 8,600만 달러(약 124억 원)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56센트로 시장 전망치였던 45센트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2분기 전망에서는 신중한 접근을 택했다. 매출은 최대 2억 1,750만 달러(약 313억 원), 주당순이익은 42~47센트로 예상돼, 일부 지표는 시장 평균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었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최대 8억 9,000만 달러(약 1조 2,816억 원)로 제시됐다.
비록 분기 실적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성장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AI 수요가 지속적으로 견인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 반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