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데이(WDAY)가 연간 구독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1% 급락했다. 인사관리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예상보다 견고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불확실한 외부 환경 속에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장담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현지시간 23일 공개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워크데이는 회계연도 2026년 1분기(2~4월) 기준 주당순이익(EPS) 2.23달러와 매출 22억 4,000만 달러(약 3조 2,2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시장 전망치를 웃돈 성과였다. 특히 구독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0억 6,000만 달러(약 2조 9,600억 원)로 집계되며 워크데이의 핵심 수익원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밑도는 가이던스가 시장의 실망을 야기했다. 회사는 올해 전체 구독 매출 예상치를 88억 달러(약 12조 6,700억 원)로 유지하며, 이전 전망치를 상향하지 않았다. 자인 로우(Zane Row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반적 거시경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언급하며 보수적 접근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조정 영업이익률(Non-GAAP 기준)은 28%에서 28.5%로 소폭 상향된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칼 에센바흐(Carl Eschenbach) CEO는 “우리는 현재의 경제 여건을 고객들과 함께 견디고 있으며, 어떤 기업도 이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고객 노트에서 “상향 조정된 이익률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영업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소식은 결국 단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간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며 주가에 타격을 줬다. 이번 하락으로 워크데이 주가는 2025년 들어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이번 사례는 현재 기술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보수적 가이던스 기조’와 맞물려 해석된다. 실적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단기적인 외부 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만큼,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지 못한 기업에는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에게는 시장의 기대 수준과 기업의 대응 전략 간 간극이 얼마나 예민한 포인트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