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이 희귀광물 공급망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 정부의 지원 아래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 및 정제업체인 MP 머티리얼스에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투자하며, 자국 내 핵심 자원 확보에 나선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 등 주요 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을 MP 머티리얼스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며, 이 자석은 전 세계 애플 공급망으로 출하된다. 글로벌 수요 증가 상황에서 이는 장기 공급 안정성을 도모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투자는 미국 국방부가 MP 머티리얼스에 단행한 4억 달러(약 5,76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잇는 조치로, 전략물자인 희토류의 미국 내 생산 역량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대부분은 중국에 집중돼 있어 미국은 그간 공급망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또한 무역전쟁이 격화되던 시기부터 희귀 자원 관련 제조업을 미국 내로 돌리려는 정책을 지속 추진해왔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애플과 MP 머티리얼스는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지역에 최첨단 희토류 재활용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자석 성능 최적화를 위한 재료 가공 기술도 공동 개발되며, 완공 시 수십 개의 첨단 제조 및 연구개발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미국의 혁신은 애플의 정체성과도 같다.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에 대한 우리의 기여를 더욱 심화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희토류는 첨단 기술의 근간이 되는 자원이며, 이번 파트너십은 그러한 자원의 국내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 결정은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에 총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약속의 일환이다. 해당 자금 중 일부는 텍사스에 인공지능 서버용 신규 공장을 건립하는 데 사용되며, 전체적으로 약 2만 개의 R&D,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AI 및 머신러닝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애플의 해외 생산 중심 구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바 있으며,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압박해왔다. 이번 발표는 그러한 정책 기조에 부합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 내 전략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애플의 공급망 재편이 맞물린 가운데, 이번 협력은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