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금융기관 웰스파고(WFC)가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수익(Net Interest Income)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시장 전반의 하락 압력을 받았다. 금리 정책 변화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웰스파고는 올해 순이자수익이 지난해인 477억 달러(약 68조 7,000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고했다. 이는 종전의 1~3% 증가 전망에서 낮춘 것이다.
이번 발표와 함께 공개된 2분기 실적에서도 성장 둔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순이자수익은 117억 1,000만 달러(약 16조 8,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0억 2,000만 달러(약 17조 3,000억 원)보다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18억 4,000만 달러(약 17조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순이익은 주당 1.60달러로, 매출은 208억 2,000만 달러(약 30조 원)로 나타나 각각 시장 기대를 소폭 상회했다.
차일리 샤프(Charlie Scharf)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를 통해 “규제 해제가 웰스파고의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웰스파고에 부과된 자산확장 제한조치를 7년 만에 해제했다. 이는 과거 직원들이 고객의 동의 없이 가계 계좌를 개설하는 등의 스캔들로 인해 부과된 조치였다. 샤프 CEO는 “2019년부터 13건의 시정명령이 해지됐고, 올해에만 이미 7건이 종료됐다”며 이러한 규제 완화를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단기적인 수익성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웰스파고 주식은 실적 발표 전 시간외 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19% 상승해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이번 가이던스 하향이 향후 주가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주의 흐름을 좌우하는 순이자수익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결정적으로 연동되는 수치다. 지금과 같이 금리가 고점에서 정체된 상황에서는 은행의 예대마진이 삭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웰스파고가 수익성 회복보다는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우선 수익성 둔화에 즉각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