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기업들이 오랜 기간 부담으로 여겼던 '관세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점차 떨쳐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러 경제 지표와 소비자 심리지수는 경제 전반의 회복 낙관론을 반영하며, 관세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시간 대학교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1.8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관세 발표로 급격히 하락했던 이 지표는 다시 반등하며 소비자 심리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나타냈다. 특히 1년 내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4%로 하락해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6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웃돌며 증가한 것과 맞물려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활동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흐름은 제조업계에서도 감지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7월 제조업 지수(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대비 22포인트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연준의 제조업 경기전망 지수도 유사한 폭으로 상승했다. 두 조사 모두 기업 전반의 경기 낙관론 확산과 향후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기대 개선을 반영하고 있다.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헤더 롱은 "경제가 다방면의 악재 속에서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을 소비자들이 실감하고 있다"며 "이는 6월 소매판매가 반등한 진짜 이유이며, 소비 심리 회복은 단기간 추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완전한 안도는 아직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8월 1일 이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로 인해 당장 다음 달까지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이 단기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낙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내년까지 경제 여건은 개선될 것이며, 최근의 관세 이슈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지나며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재의 소비자 및 기업 심리는 무역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돌아서고 있는 셈이다. 주식시장 상승세와 고용시장 안정, 완만한 인플레이션 흐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관세 불안이 지배했던 지난해와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