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업계의 최대 행사인 RSAC 2025에서 올해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AI 에이전트'였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공격자와 방어자 간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직관과 분석력이 오히려 더 절실하다는 논의도 복잡하게 얽혔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보안 체계에 새로운 틀을 요구하는 지금, 이 회의는 사이버보안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이번 RSAC에서 주목받은 흐름은 단지 보안 솔루션의 성능이 아닌, '보안 리포지셔닝'이다. 구글, 시스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주요 기업들은 AI 기반 보안 기능과 위협 인지 도구들을 대거 발표하며 새로운 질서 형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악의적 AI 모델을 실시간 차단하는 기술을 소개했고,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보호를 위한 실시간 위협 탐지 시스템 'DOCA 아르거스'를 공개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분기 실적에서는 관세의 충격이 본격화되는 모습이 감지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대형 기업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아마존, 슈퍼마이크로 등은 미-중 무역 긴장 여파로 실적과 가이던스 모두 부진했다. 애플의 팀 쿡(Tim Cook) CEO 역시 관세의 향후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불확실성을 시사했고, 주요 반도체 및 SaaS 기업들 역시 2분기 실적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AI 시장에서도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오픈AI는 자사 챗GPT에 온라인 쇼핑 기능을 도입하며 구글의 핵심 수익원에 정면 도전했고, 메타는 독립형 AI 앱을 공개했다. 중국 역시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연이은 발표로 AI 추론 기술 부문에서 빠르게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자체 개발한 Qwen3 모델을 통해 'AI 추론 리더십'을 자처하고 있고, 샤오미의 공개 모델 MiMo-7B 역시 오픈소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IBM은 미국 내 기술 투자 확대를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1,500억 달러(약 216조 원)를 미국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전략적 *제스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로 주요 테크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 만큼, 다른 대기업들도 이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앞으로 AI 기반 보안 기술의 진화는 물론이고, 관세 이슈와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테크 산업 전반의 실적과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AMD, 팔란티어, 우버 등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라 2분기 전망에 관해 보다 구체적인 단서가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