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대규모 체험 공간 ‘T팩토리 성수’를 새롭게 열면서, 미래형 매장 모델의 방향성을 다시 제시했다. 이번 개장은 체험 중심의 공간 구성과 Z세대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콘텐츠 전략과 맞물려, 통신업계를 넘어 문화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하는 행보로 읽힌다.
SK텔레콤은 오는 9월 5일부터 성수동에서 ‘T팩토리 성수’의 운영을 시작한다. 앞서 올해 2월까지 운영됐던 기존 ‘T팩토리 홍대’ 매장이 문을 닫은 이후 약 7개월만의 재개장이며, 신규 매장 면적은 이전 대비 약 2.6배 넓은 650평 규모다. 성수동은 최근 트렌디한 카페, 편집숍, 전시 공간 등이 밀집된 지역으로, 특히 20~30대 유동 인구가 많은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러한 입지를 고려해 성수동을 다음 주력 매장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번 T팩토리는 단순한 통신 서비스 매장을 넘어, AI·예술·공연이 결합된 ‘미디어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 엑스(A.X)’가 적용돼, 매장을 찾는 방문객 각자에게 맞춤형 환영 메시지가 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진다. 이는 개인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 트렌드에 호응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매장 내부는 총 11개의 체험형 콘텐츠로 채워졌으며, 일정 주기로 구성도 달라질 예정이다. AI 기술로 구현된 인터랙티브 예술 전시, 콘서트와 토크쇼, 인기 브랜드와 협업한 팝업스토어 등이 상시 운영되며, K팝 아이돌 연습생 데뷔 체험과 같은 이색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매장 외부에 마련된 브랜드 스토리관에서는 세계 최초 CDMA 이동통신 상용화를 비롯해 과거 ‘TTL’, ‘비 더 레즈(Be the Reds)’ 캠페인 등 SK텔레콤의 상징적 마케팅 성과들이 전시된다.
이번 매장은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거나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사용자를 매장에 끌어들이는 문화 소비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통신사 매장이 ‘요금제나 단말기를 상담받는 장소’에 머물렀던 것과는 다른, 미래형 오프라인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다른 통신사나 IT 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체험 요소를 강화한 복합 문화 공간 운영이 업계 전반의 주요 경영 전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과 연계한 실시간 개인화 체험은 향후 리테일 마케팅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