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벤처캐피털(VC) 투자 건수가 2025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자체의 침체 외에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투자 위축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루트데이터(RootData)에 따르면, 지난 5월 완료된 암호화폐 투자 라운드는 총 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투자 라운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약 9억 900만 달러(약 1조 2,450억 원)에 달하며, 올해 3월의 28억 9,000만 달러(약 3조 9,600억 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 감소 현상을 단순한 수치 하락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 넌센(Nansen)의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 오렐리 바르테르(Aurelie Barthere)는 “시장 가격과 투자 심리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가격과 심리는 1월 말 최고점을 찍은 뒤, 4월에 반등했지만 5월 23일부터는 무역관세 이슈 등으로 낙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보호무역 강화 발언은 글로벌 투자심리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업계 투자가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