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결제시장 지위 위협을 느낀 카드업계도 상표권 출원, TF 구성 등에 나서며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와 8개 전업 카드사들은 다음 주 중 스테이블코인 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할 예정이다.
TF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카드사가 어떻게 대응할지, 카드사가 관련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에 따라 지급결제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활성화되면 카드사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 등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상점 주인이 직접 결제할 수 있어 카드사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카드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게 되면 카드사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카드업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카드사들은 TF 논의를 거쳐 금융당국 등에 스테이블코인 운영거래에 카드사를 참여시켜달라는 건의도 전달할 예정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명시된 업무만 할 수 있는데,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를 겸영업이나 부수업 항목으로 추가하는 안이 거론된다.
스테이블코인 대응을 위한 상표권 출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18일 총 36건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인지하기 쉬운 한글 표기 위주의 원빗, 케이토큰, 로카머니 등 12개의 브랜드명 상표권, WONBIT, KTOKEN, LOCAMONEY 등 24개의 티커(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코인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축기호) 상표권 등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중고차·명품·부동산·금 같은 고가 자산 관련 거래 시장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며 "폭넓은 유통 네트워크와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선불 연계 플랫폼 서비스 등 강점을 활용해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달 27일 'SHCw·SKRW'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8건의 상표를 카드사 중 가장 먼저 등록했다. 이후 KB국민카드도 KBCSTB 등 35건, 우리카드 역시 STBWC 등 9건을 출원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정해진 방향이 없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위협으로만 보기보다는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